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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참고자료] 죽음의 현장, 쌍용C&E가 책임자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처벌하고 특별근로감독 즉각 시행하라!

문의 :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노동안전보건부장 박용진 010-8887-2261


[기자회견문]

죽음의 현장, 쌍용C&E가 책임자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처벌하고 

특별근로감독 즉각 시행하라


 죽음의 현장, 쌍용C&E(이하‘쌍용’)에서 또다시 노동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2019년 12월, 2021년 5월, 2021년 7월, 그리고 지난 21일. 쌍용 동해공장의 4호 소성로(Kiln) 개조공사 현장에서 예열실 철골 설치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바닥으로 떨어져 수술 중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로 희생된 노동자의 몸에는 안전로프가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이 안전로프가 제 기능을 못한 것인지, 사고 이후 현장을 수습하면서 뒤늦게 체결된 것인지 안타깝게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 노동자가 현장에서 추락했을 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사고 당시 목격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혼자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안전장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희생자를 포함해 3명의 노동자들이 4m 높이 철골 바닥 설치작업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위험한 고소작업 진행에 앞서 안전장비가 제대로 연결됐는지, 3인1조로 작업이 이뤄지는지 관리와 감독이 작업현장에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전하지 않은 현장이었고, 안전하게 작업이 진행되도록 하는 시스템도 먹통인 현장이었다. 그 책임은 기업에게 있음이 명확하다. 그리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르면 원청과 경영책임자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미필적고의에 의한 사고다. 


 쌍용은 사고의 발생원인을 ‘안전고리를 작업용 로프에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거나 ‘3인 1조로 배치했으나, 두 명이 부재한 상태에서 단독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자신들이 ‘발주한 건설공사’ 중 발생한 사고라고 재빠르게 입장 발표를 했다. 고인의 과실 가능성을 주장하고, 자신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벌 대상이 아님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일터에서 더 이상 노동자의 과실이 중대재해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사업을 총괄하는 기업과 최고책임자가 안전점검을 하고, 위험성평가를 하고, 위험요인을 개선하고,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여 안전보건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급이나 위탁 시에도 안전․보건을 확보하도록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법이다. 자신들이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종사자라면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노무를 제공하는 자 모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라고 명령하고 있는 법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는 단순 건설공사 발주자에 한해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면하는 한계가 있다. 쌍용은 이 허점을 악용해 자신들은 건설공사 발주자라고 발뺌하고 있는 중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안전보건 체계를 정비하는 대신 막대한 돈을 들여 로펌에서 컨설팅 받은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쌍용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쌍용 공장 내의 설비를 개조하는 공사였다. 시멘트 생산을 위한 핵심 설비의 재료 공급라인과 냉각시스템을 교체․보수하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쌍용 사업장 내에 버젓이 사무실까지 두고 수 십 년째 시멘트 생산 공정의 주요설비를 유지․보수하고 용접업무 등을 하는 협력업체가 시행하는 공사였다. 계약서가 아닌 현장을 들여다보면 쌍용이 실질적으로 총괄․관리하는 사업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다.

 이번 사고는 쌍용 사업장이라서 발생한 사고이고, 쌍용이 원청이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다. 2019년과 2021년 잇따라 발생한 중대재해사고 모두 다른 협력업체들에서 발생한 사고다. 공통점이라면 쌍용 동해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것이고, 원청이 모두 쌍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쌍용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사실뿐이다. 

 이러한 쌍용이 만약 건설공사 발주자라는 명목으로 처벌에서 벗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사고는 쌍용 공장에서 계속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전국의 모든 시멘트 공장과 대형 제조업사업장, 그리고 건설현장에서 반복될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쌍용의 책임을 철저히 입증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용노동부에게는 또 다른 책임도 있다. 바로 죽음의 공장 쌍용 현장의 안전․보건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특별근로감독 실시의 문제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쌍용 경영책임자가 처벌 받고 회사에 징벌적 배상을 물리는 것만이 아니다. 다시는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근로감독을 하루 빨리 실시해야 한다. 

 우리는 강원도의 또 다른 시멘트 사업장 삼표시멘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삼표공장에서는 지난 2020년 3월, 5월, 그리고 7월에 연속으로 중대재해사고가 발생했다.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와 삼표지부 노동자들은 두 번째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한 직후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 감독을 실시할 것을 계속 요구했다. 고용노동부는 그때마다 ‘중대재해사고가 두 번 뿐이라 특별근로감독 요건이 안된다’고만 되풀이 했다. 현장에 무수히 많은 법 위반 사례들이 있고, 노조가 아무리 요구해도 위험한 환경이 방치되고 있기 때문에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철저하게 조사하고 단속하지 않으면 또 다시 끔찍한 사고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리는 절규했다. 그러나 규정과 절차 뒤에 뒷짐 지고 있던 고용노동부는 두 달 뒤 세 번째 희생자가 나오고서야 특별근로 감독에 나섰고, 700건이 넘는 법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고용노동부가 그러한 참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역시 또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다. 고용노동부 강릉지청이 예전처럼 ‘겉핥기 감독’을 재연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또한 쌍용 하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우산 아래 자신의 안전을 직접 도모할 수 있도록 그들을 조직하는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나갈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쌍용C&E에 민주노조를 세워, 일하다 죽는 노동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살인 공장’을 ‘삶의 공장’으로 재건할 것이다. 


 우리는 다시는 끔찍한 중대재해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쌍용이 바뀌어야 죽음이 멈춘다, 쌍용을 처벌하라!

하나, 쌍용이 바뀌어야 죽음이 멈춘다, 특별근로감독 실시하라!


2022.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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