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소식] 보건의료노조 강릉의료원지부에서 온 편지 / 안숙현 지부장으로부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강릉의료원지부
안숙현 지회장
강릉의료원은 1913년 관립 강릉 자혜의원으로 창설되었고 1919년 강원도립 강릉의원을 거쳐
1983년 지방공사 강원도 강릉의료원으로 전환되어 지금까지 10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다.
강릉의료원은 강릉의 역사와 함께 존재하고 있다.
2019년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 노동조합 강릉의료원지부 지부장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이전의 나는 사회에 대해 관심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세 아이의 엄마였고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였다. 2013년 재입사한 공공병원인 강릉의료원은 적자로 외면당하고 있었고 직원들은 처우에 실망하여 1달에 2~3명씩 관두는 불쌍한 공공병원이 되어있었다.
공공병원의 위상을 살리고 직원의 권리를 찾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 지부장이 되었다.
강릉의료원은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되었다. 책임의료기관은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소규모 공공병원을 200병상 이상 규모로 확충하고, 진료 기능을 강화하며, 지역의 의료를 책임지고 자립적인 경영을 돕기 위한 사업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책임의료기관은 본래 공공병원을 우선 대상으로 하는 전국 사업이었지만, 강릉권역에서 강릉의료원은 처음에 제외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강릉의료원은 노인병원으로 축소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동안 공공의료기관은 적자를 많이 낸다는 이유로 “적자 병원”이라 불리며 매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공공병원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여전히 공공의료의 역할이 절실했고, 공공병원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바로 책임의료기관 사업이었다. 또한 메르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강릉의료원이 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되는 것이 절실했다. 강릉의료원이 없어지면 강릉시민에게 피해가 올 것이다. 공공병원을 없애기는 쉬워도 다시 세우기는 너무 어렵다.
방법을 찾아야했다.
그렇다 강릉지역민들과 함께 투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임의료기관에 선정되기 위해 갈등은 뒤로하고 강릉지역의 도의원, 국회의원은 물론 민주노총 단체들과 여러 지역 단체들에 위기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였다. 강원도와 정부에 강릉시민의 입장으로 함께 목소리를 냈다. 강릉지역사회의 연대와 지지가 모여 결국 강릉의료원은 강릉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
그 결과 강릉의료원은 정부 예산을 확보하게 되었고, 기존 약 130병상 규모에서 250병상 규모로 증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병상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역 주민들이 더 안정적이고 폭넓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공공병원이 지역사회 속에서 더욱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번 과정을 지켜보며, 공공병원의 가치를 다시금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적자라는 이유로 사라져야 할 곳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강릉의료원이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지금, 이 변화가 단순히 한 병원의 발전을 넘어 지역 공공의료의 희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과정이 한 장의 글로 표현 되었지만 너무나 힘들고 외로웠다.
내가 옳다고 느끼지만 남들에게는 관심 없는 것을 알려주고 설득하여 함께 가게 하는 역할이 너무 어렵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함을 알았기에 될 때까지 노력하였고 강릉의료원은 지켜졌다. 아무도 모르지만 나도 강릉의료원의 역사에 함께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
나는 강릉의 시민이고 민주노총의 한명의 조합원이지만 우리가 서로 믿고 지지하고 함께 좋은 일을 실천 하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이 오리라 생각한다.
어제와 오늘은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년의 오늘과 5년 전의 오늘은 많이 변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올바르게 살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