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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소식] 우즈베키스탄 청년 노동자 중대재해 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25일 원주의 석재공장에서 22살 우즈베키스탄 청년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설 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출국을 이틀 앞두고 참사를 당한 고인과 먼 타국에서 아들의 참사 소식을 접해야 했을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지난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24살 노동자 김용균님이 홀로 컨베이어벨트 점검 작업을 하던 중 압사한지 7년이 지났다. 이 사건의 충격으로 위험의 외주화와 노동현장의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의 책임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었다. ‘또 다른 김용균을 만들지 말자는 전 국민적인 열망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했고, 여러 진통 끝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김용균은 국적만 바뀐 채 또 다시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사건이 발생한 엘케이스톤 공장은 골재 및 석재 제조 사업장으로 채석장 규모만 28만 제곱미터에 컨베이어가 67대나 갖추어진 대규모 공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모두 서른 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된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사이에서 30여명의 노동자들이, 특히나 일용직 이주노동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었을지는 너무도 눈에 선하다.

 

고인이 했던 컨베이어벨트의 점검, 청소 업무는 반드시 작동을 멈추고 수행되어야 한다. 골재, 석재를 다루는 사업장에서 컨베이어벨트는 이중 삼중의 안전 조치를 통해 작업하도록 관련 법률과 규칙들이 정해져 있다. 이는 컨베이어벨트 사용 사업장의 가장 큰 산재유형으로 꼽히며 그에 따른 안전조치와 교육 자료들이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엘케이스톤의 컨베이어벨트는 돌고 있었고, 오작동을 예방하고 안전조치를 해야 할 운전자나 안전관리자는 커녕, 사건을 목격한 사람도 없었다. 비상정지장치는 제대로 설치되어 있었는지, 안전교육은 제대로 진행했는지, 안전덮개나 보호 장비는 제대로 갖추었는지, 과연 제대로 된 것이 있기나 했을지. 왜 여전히 이런 의문을 가져야 하는지 참담할 뿐이다.

 

지난해 6월 아리셀 참사로 23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이중 이주노동자가 18명이었다. 불법파견에, 제대로된 안전교육이나 안전보건 시스템이 하나도 갖춰지지 않은 사업장을 가득 채우고 있던 것은 이주노동자들이었다.

이제는 위험의 외주화위험의 이주화, 또 다른 취약하고 힘없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취약한 현장에서 위험한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로 채용되고, 제대로 된 안전교육이나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법률이 금지한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 현실이 이주노동자들에게로 전가되고 있다. 취약한 정주환경과 법적권리,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에 노출된 이주 노동자들이 위험 노동의 희생자로 무방비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한해 국내 산재 사고 사망자 중 이주노동자의 비율은 10.5%를 차지했다. 전체 취업자 중 이주노동자 비율이 3.2%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산재 사망자의 비율이 정주노동자보다 3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이같은 악순환을 끊어낼 최소한의 조치는 사법 당국이 중대재해 사건을 엄중하게 수사하고 처벌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용허가제와 같이 이주노동자들의 취약한 조건을 악용해 위험한 노동으로 내몰고 있는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안전과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는 현실은 외면한 채 파견 알선 업체로 전락한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희생된 노동자의 유가족들이 아무런 제약과 어려움 없이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요구하고, 진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은 물론, 체류와 통역과 같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설 연휴 초기에 발생한 우즈베키스탄 청년 노동자의 중대재해 참사에 대해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와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고용노동부와 검찰, 법원의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한다. 그리고 고용노동부와 지자체, 엘케이스톤에서 유가족에 대한 제한 없는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강원지역에서 이주노동자의 중대재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이 사건을 감시하고, 유족들의 편에서 함께 할 것이다.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위험의 이주화 중단하라!

위험의 이주화, 강력하게 처벌하라!

소규모사업장 중대재해 대책을 마련하라!

유가족의 참여와 지원을 보장하라!

 

 

20252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강원지역본부

민주주의와 민생 사회공공성 실현을 위한 강원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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