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숙박 등 3개업종서만 31만명 줄어… 실업자 102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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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숙박 등 3개업종서만 31만명 줄어… 실업자 102만명

기사입력 2018-10-13

[동아일보]
[고용 한파]인공호흡기 단 9월 민간부문 고용
지난달 고용동향을 보면 마치 자발적 호흡이 불가능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중환자실 환자를 연상케 한다. 민간 일자리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공공 일자리와 고령층 일자리로 버티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고용여건이 개선될 희망도 좀처럼 찾기 어렵다. 근본적인 정책 전환 없이 재정만 투입해 연명치료를 계속하는 식으로는 고용참사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 일자리로 연명…민간은 싸늘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한 것은 재정이 투입되는 ‘공공 일자리’였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1년 전보다 13만3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분야에서 2만7000명이 증가했다. 이들 분야는 지난달에도 취업자 수가 각각 14만4000명, 2만9000명 늘었다. 공공 일자리 증가분을 제외하면 이미 3월부터 취업자 수 증가폭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세금과 기금(건강보험)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주로 공공근로, 돌봄•간병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정부는 지난해 추가경정예산과 올해 본예산 등을 통해 공공 일자리 확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돌봄서비스에만 1000억 원 이상을 배정했다.

반면 민간 부문 일자리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 13만 명, 도•소매업에서 10만 명, 숙박•음식점업에서 8만6000명 등 3개 업종에서만 31만6000명이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도 1년 전보다 4만2000명 줄었다. 6∼8월 3개월 연속으로 10만 명 이상 감소했던 것보다는 개선됐다. 하지만 고용환경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소비재 관련 제조업 등 일부 업종에서 추석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8월 폭염이 해소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듯하다”고 설명했다.
○ 고령층 일자리만 늘어…9개월째 ‘100만 실업자’

한창 일할 나이인 30∼50대의 일자리는 줄고, 60대 이상 고령층이 그 자리를 메우는 추세가 확연하다. 경제활동의 핵심층인 30∼50대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내수경기 회복력을 떨어뜨릴 만한 요인이다. 고령층 일자리는 단순노무 형태의 일자리가 많아 고용의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65세 이상 취업자는 15만 명 증가했다. 반면 경제활동인구(15∼64세) 취업자는 10만5000명 줄었다. 특히 우리 경제의 허리인 30, 40대 취업자가 22만7000명 감소했다.

지난달 65세 이상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6%포인트 올라 지난해 9월부터 1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30∼50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40대의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 떨어져 2월부터 8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보였다. 7월부터는 50대가, 지난달에는 30대마저 고용률 하락행렬에 동참했다. 30대 고용률이 떨어진 것은 2015년 9월 이후 3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 실업자는 10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2000명 증가했다. 실업자는 9개월 연속 100만 명을 웃돌았다.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6월부터 2000년 3월까지 10개월 연속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9월 기준으로는 2005년(3.6%) 이후 가장 높았다.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되는 구직단념자는 55만6000명으로 역대 최대 수치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하강, 기업 비용 증가,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이 고용 악화의 원인인데 앞으로도 쉽게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이제라도 경제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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