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노동투쟁 영화에 노래에 담았다(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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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노동투쟁 영화에 노래에 담았다(경향신문)

끝나지 않는 노동투쟁 영화에 노래에 담았다
콜트·콜텍 노동자 돕는 영화감독 김성균·가수 시와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내로라하는 예술가와 평론가들이 결론을 내지 못한 질문이다. 다큐멘터리 「꿈의 공장」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밥 딜런도 못바꿨다. 하지만 밥 딜런이 없는 세상이 어땠을지는 누구도 모른다." 음악을 좋아하다가 다큐멘터리 감독이 된 김성균(39)과 영화를 좋아하다가 가수가 된 시와(34)가 만났다. 김성균은 록음악을 좋아했고, 시와는 예술영화전용관, 영화전문지에서 교양을 얻었다. 둘은 모두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현재의 일을 시작했다. 김성균은 1일 개봉하는 「꿈의 공장」을 연출했고, 시와는 콜트/콜텍 노동자 돕기 콘서트에 출연하면서 이 영화에 얼굴을 비쳤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당신을 끌어들인 이유는 무엇인가.

김성균 "기륭전자를 취재하다가 또다른 장기투쟁 사업장인 콜트/콜텍을 알게 됐다. 콜트/콜텍 노동자를 돕는 공연을 찍다보니, 좀처럼 끝나지 않는 노동자들의 기나긴 싸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꿈의 공장」은 노동문제에서 출발해 초국적자본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일으키는 문제, 예술의 사회적 발언 등을 모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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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가격 대비 소리가 좋기 때문에 많은 뮤지션들이 처음 잡는 기타가 콜트다. 나도 콜트 기타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지만, 그 악기가 어떤 조건에서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며 어떻게 내 손에 들어오는지는 알지 못했다. 문화연대에서 주최한 콜트/콜텍을 위한 후원공연을 통해 노동자들의 사연을 접했다."

「꿈의 공장」의 노동자들은 지문이 닳도록 기타를 만들었으나, 사장은 '무기한 휴업'으로 그 노력을 배반한다. 노동자들은 연대해 일어섰고, 뮤지션들은 그 손을 잡았다. 노동자와 뮤지션들은 세계 각지의 음악 페스티벌, 뮤지션들을 찾아다니며 투쟁 소식을 알렸다. 잭 드 라 로차, 톰 모렐로 등이 이들과 뜻을 함께했다.

-영화의 촬영과 편집 원칙은 무엇인가.

김성균 "일단 노동자들과 오래 만나서 친해졌다. 그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안 찍거나, 찍었어도 편집한 부분이 많다. 아픈 이야기를 전시해 눈물 짜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시와는 콜트/콜텍뿐 아니라 사회참여적인 공연에 자주 등장한다.

시와 "대학 때 노래패였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클럽에서 공연을 했다. 이후 자유무역협정 반대집회, 평택 미군기지 이전 집회 등이 열렸고 내게 노래를 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내 노래는 조용하고 서정적이라 집회에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막상 가보니 모두들 노래에 귀기울여 주셨다. 집회에서는 선동적인 노래가 아니라 조용한 노래가 오히려 휴식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이후로 적극적인 마음이 됐다."

김성균 "운동판에 있는 사람들이 이상할 정도로 시와의 음악을 좋아한다. 격한 투쟁에 지쳐있는 사람들이 치유의 느낌을 갖는 듯하다. 어떤 활동가와 그 여자친구가 시와의 노래를 듣고 싸운 적도 있다.(웃음)"

-아예 집회에 어울리는 가사를 쓸 생각은 없는지….

시와 "음악이 도구가 되길 원치는 않는다. 음악은 목적이 정해지면 그 쓰임새가 한정될 수밖에 없다. 난 음악을 만들어 내놓을 뿐이고, 듣는 사람이 여러가지 방면으로 해석하고 확대하는 것이 좋다."

-김 감독은 극장 개봉이 처음이다.

김성균 "개봉이란 좋은 이벤트인 것 같다. 장기투쟁 사업장에 있는 분들은 지치고 서로 싸우기 마련이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그들이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 나아가서는 앞으로 있을 대법원의 콜트/콜텍 부당해고 판결에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찍는다고 노동자들이 복직되나. 노래한다고 현실이 바뀌나. 늘 의문이다.

김성균 "영화에 밥 딜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 눈에 띄게 바뀌진 않았겠지만 바뀐 부분도 있다."

시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래하진 않지만, 바꿔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거기 도움을 주고 싶다. 벽을 깨기 위해 던지는 돌멩이 하나 정도는 될 수 있겠다."

김성균 = 2002년 출범한 케이블 RTV에서 일했고,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다큐멘터리 작업을 시작했다. 2009년 콜트/콜텍 노동자에 대한 첫번째 다큐 「기타 이야기」를 내놓았다. 「꿈의 공장」은 그 후속작이다.

시와 = 대학시절 전공을 살려 특수학교 교사로 10년간 일하던 중 음악치료 과정 연수를 통해 음악이 "특별한 재능이 있는 천재적인 사람들"만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이후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교육이 아니라 음악"이라는 생각에 전업가수가 됐다. 지난해 1집 「소요」를 내놨고, 9월 중 책과 음반을 동시에 선보일 계획이다.

<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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